옛그늘 광장

20251023#한절골오두막만행(861)[상강]

옛그늘 2025. 12. 2. 07:10
20251023#한절골오두막만행(861)[상강]오늘은 24절기 중 열여덟 번째 절기 상강이다. 이맘때가 되면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는 늦가을이다. 밤에는 기온이 매우 낮아져 수증기가 지표에서 엉겨 서리가 내리는 시기이다. 상강 때는 가을 추수가 마무리가 된다. 오두막 가는 한절골 들판에는 태풍은 비켜갔지만 잦은 가을비로 벼가 익어가며 쓰러져 있었다. 일손 부족으로 일으켜 세울 엄두를 못내고 있었다. 추수 철이 다가오는지 벼베는 기계소리가 한적한 들판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 마을 입구 감나무 밑에는 빈상자는 놓여져 있었다. 가을의 전령 국화꽃과 미국나팔꽃이 피어있는 동네 길을 지나다 보니 마을회관앞에 노인들의 보행을 돕는 유모차가 몇대 있었다. 농촌 인구의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똑똑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있다는 정부 관료들은 한치앞도 못보고 산하제한에 혈안이 되어 '아들 딸 구별말고 하나 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이라고 외치던 구호가 엇그제 같다.

오두막 입구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도회지 자식들이 가져다 놓은 강아지들이 인기척에 짖어댄다. 자식들이야 부모들에게 강아지를 키우며 적적함을 달래라고 하지만, 나이들면 자신의 몸 하나도 건사 하기가 쉽지않다. 따뜻한 햇볕이 비치는 오두막에 들어와 잠시 망중한을 가졌다. 이제 거의 떨어진 홍시를 치우고 감나무를 빨래줄 삼아 장식으로 장만해 놓은 이부자리를 뽀송뽀송 해져라고 널었다. 어제 군불을 때 놓아 온기가 가득한 황토방에 앉아 문을 활짝 여니하늘이 한없이 높고 청명했다. 뒷편 대나무숲에서 참새들이 날아와 마당에 뿌려놓은 묵은 쌀을 먹으며 조잘거린다. 새벽에 커피 내려 마시며 여유를 부렸으니 오두막에서는 녹차를 우려 마시며 텃밭에 자라는 작지만 행복을 주는 농작물을 바라보고 있다. 작년에 따서 신문지에 싸서 넣어 놓은 홍시가 냉장고에 아직도 남아있다. 그래서 올해 감은 대부분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보고 있다. 사소 하지만 작은 것 까지 욕심을 비우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평화로웠다. 이런 것이 우리가 만나는 작은 행복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오두막 군불
상강의 하늘
상강
한절골 들판
오두막 텃밭
녹차 한잔의 여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