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0906#한절골오두막만행(852)[주말 만행]

옛그늘 2025. 10. 22. 08:23
20250906#한절골오두막만행(852)[주말 만행]38년 교직 생활을 마치고 70에 은퇴하면서 청춘과 젊음은 영원 할것 같다는 경거망동한 헛꿈을 꾸었다. 헛꿈이나 망상은 돈 안드는 자기 마음이니 시비 걸 일은 아니다. 부산에서 고학 하던시절 기차 타고 양산 원동역 부근 토곡산을 첫산행 했다. 특별한 기술이나 재능도 필요 없었고 다른 운동에 비해 돈이 들지 않았다. 지금도 학창시절 유행했던 당구를 못치는 것도 가정교사로 학비를 벌어 시간도 돈도 없었다. 산에 오르는 것은 무엇 보다도 홀로 말하지 않는 것과의 대화가 적성에 맞았다. 그래서 전국의 산을 30년 다녔다.

지금 건강이 그때 산에 다닌 것이 밑천이 된 것 같다, 길고 긴 교직생활에서 조금 남은 아쉬움을 접고 '박수 칠때 떠나라' 하는 마음으로 은퇴를 결심했다. 만70세까지 교직의 길을 갔으니 늦게 교직에 들어갔지만 짧은 세월도 아니었다.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연구실을 열고 나오는데 먼산의 낮은 산줄기가 행복한 어울림으로 연극의 세트처럼 다가왔다. 이름은 없지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낮은 산이 주는 이야기를 찾사 사람사는 세상을 책으로 쓰고 싶었다. 그러나 그 꿈은 나아가지 못하고 머물러 있다. 그래도 14년간 신문에'우리땅순례와 경남문화유산답사기'를 집필 했으니 절반의 소망은 이룬 셈이다.

아직 폭염 안내문자가 오지만 한절골 마을에 들어서니 곱게 가꾸어 놓은 화단이 잠시 걸음을 멈추게 했다. 마을입구언덕에 국화꽃을 심어 가을맞이를 준비했다. 황토로 전반적인 수선을 한 오두막의 시원한 느낌은 사뭇 도심과는 매우 달랐다. 한절골 들판에 이른 추수가 끝나고 농부는 마늘 심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앞집 촌노는 나에게 주려고 햅쌀을 20kg을 판매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며 필요할 때 전갈을 달라고 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오두막에도 고추와 오이를 걷어내고 무우나 배추를 몇포기 심어야겠다. 한절골 오두막 9월의 첫주말이 유장한 매미소리와 청개구리 울음소리에 묻혀 시나브로 저물고 있다. 새에게 먹이를 주려고 마당으로 나갔는데 청개구리가 뛰어나와 인사를 했다. 여러분의 격려가 그리운 날이다.
푸른 9월의 하늘
행복한 산들의 어울림
한절골 오두막 마을 화단
한가로운 비들기 부부
광려천의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