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1001#한절골오두막만행(856)[풀꽃 만행 ]

옛그늘 2025. 11. 23. 17:53
20251001#한절골오두막만행(856)[풀꽃 만행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시인의 '풀꽃1' 전문이다. 시인의 고향 공주에 풀꽃 문학관도 있다. 시인이 주는 한줄의 시가 강렬한 힘과 감동을 갖는다는 것은 오래전 김지하의'오적'에서 느꼈지만 이른 아침 안개가 가득 내려 앉아 있는 오두막 가는 한절골 들판에서 풀꽃을 만났다. 우리는 논이나 밭에서 자라는 곡식이 아닌 풀을 잡초라고 부른다. 넓은 들판에서 꽃을 피우면 들꽃 이라고 반겨준다. 나태주 시인의 시어 처럼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인기척은 없고 안개 만 자욱한 들판 가운데 농로에 차를 세웠다. 차창으로 들어오는 들판은 황금물결이다. 풀꽃이 찬 이슬을 맞으며 밤새워 나를 기다린 것 처럼 활짝 웃는다. 외래종인 들 어떠랴. 붉은 자주색'미국나팔꽃'이 웃고 있었다. 나태주 시인이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고 했다. 안개를 담은 하늬바람이 얼굴을 스쳐가는 간지러움을 느끼며 자세히 한참을 바라보았다. 감성이 무딘 나는 그저 꽃이라고 싶었다. 안개가 덮힌 고요와 적막이 아직 가시지 않은 한절골 마을에 올해 유난히 '석산'이 작은 마을 언덕배기를 붉은 색으로 수놓고 있었다. '석산'은 흔히 '꽃무릇'이라고도 부른다. 뿌리가 마늘처럼 생겨 ‘돌마늘’이라고도 한다. 연지곤지를 찍은 색시 입술을 닮은 붉은 꽃이 잎과 서로 다른 시기에 자라는 특징이 있다.

석산은 애끓는 연인을 비유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고 '상사화'라고도 한다. 올해 유난히 석산의 무리들이 가을의 반가운 소님으로 여러 곳에서 붉은 꽃을 피워 반겨준다. 이른 새벽에 나선 안갯길 만행은 차량 통행량도 별로 없고 사람들도 많이 보이지 않아 몸과 마음이 한층 자유로웠다. 자연이 주인인 오두막에도 평화가 가득했다. 어제 새들 모이로 뿌려준 묵은 쌀이 마당에 그대로 있었다. 가을이라서 먹이가 풍요로운 가보다. 뭇 생명이라고 아무때나 찾아 오는 것은 아니다. 두꺼비는 어디에 사는지 알수 없지만 비가 오면 담쟁이 덩쿨이 우거진 흙담장 구석에 찾아와 앉아있었다. 20포기를 심은 배추가 3포기가 죽어 다시 심었는데 결국 1포기는 말라버렸다.그래 자연이 주는데로 먹는 것이 순리라는 생각이 든다. 두 고랑 심은 무우도 아랫부분이 키다리 처럼 밖으로 나왔지만 잘 자라고 있다. 종묘상에서 구입한 쪽파와 대파도 심었다. 감나무 아래 돌의자에 앉아 작은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사랑스럽다. 한절골 마을에서 유일하게 구들장을 놓고 아궁이에 군불을 때는 곳은 오두막이 유일하다. 시골마을에도 기름 보일러가 들어온지 오래이다. 군불도 오래 타는 것을 보면 사랑스럽다.
한절골 들판
안개 가득한 한절골 들판
미국나팔꽃
미국나팔꽃
석산(꽃무릇)
석산(꽃무릇. 상사화)
오두막 군불
아침풍경
아침풍경
오두막 텃밭의 배추, 무우
오두막 텃밭의 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