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1222#커피한잔의생각(1153)[인생에서 가장 긴밤:동지]

옛그늘 2026. 1. 7. 19:35
20251222#커피한잔의생각(1153)[인생에서 가장 긴밤:동지]오늘은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동지이다. 24절기 가운데 22번째 절기로 1년중 밤이 가장 긴날이다. 지구의 자전축이 23.5도 기울어진 상태로 태양을 공전하는데, 동지는 북반구에서 태양의 고도가 가장 낮은 날이다. 그래서 낮이 가장 짧다. 동지에 대한 속담이나 풍습은 차고 넘친다. 어릴적 어머니가 팥죽을 끓여 벽에 뿌렸다. 액운이 붉은색을 보면 달아난 다는 풍습 이었다. '동지 지나 열흘이면 해가 노루 꼬리 만큼씩 길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동지가 지나면 낮이 조금씩 길어진다는 의미이다. 태양의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는데 변화 속도가 아주 느리다. 오죽 했으면 짧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노루꼬리'에 비유했는가 싶다.

동지가 지났다고 겨울이 물러간 것은 아니다. 혹독한 추위는 동지 이후에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겨울바람을 칼바람이니 댑바람이니, 덴바람이라고 했다. 된바람이니, 매운바람이라고 한다. 겨울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는데, 한절골오두막 양지바른 곳에서는 봄까치꽃, 광대나물꽃,외제비꽃이 봄소식을 전한다. 나 만큼 성질이 급하다. 낮이 가장 짧다는 것은 이제 낮의 시간이 점차 길어진다. 한 해를 보내며 동짓날 떠올리는 3가지 후회가 "참을걸, 베풀걸, 즐길걸" 이다. 가장 후회 막급한 것이 베풀걸 이란다. 올해 우리를 돌아봐야 할 시간이 아흐레 남짓 남았다. 남은기간 부족한 것을 채워보는 것도 의미 있는 한해의 마무리이다.

동지는 끝이며, 시작이다. 시간의 흐름에서 끝과 시작은, 삶과 죽음처럼 맞닿아 있다. 자연의 순리에서 어둠이 가장 짙어졌을 때 세상을 밝히는 빛은 우리 곁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겨울 동지는 세상 모든 것이 얼어붙고 자연에 순명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대지에는 봄을 향한 용틀임이 울리고 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난 것도 이맘 때다. 어릴적 어머니는 늘 동지섣달에 긴밤 때 태어났다고 했다. 그분이 없었다면 한국전쟁 피난통에 내가 태어날수 있었을까. 긴 어둠 동지가 오면 어머니가 그리워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우리동네 지인이 묘사에 가면서 하는 말 어머니께서 '제삿상 고등어 한마리 보다, 부모 밥상에 멸치 한마리 가 낫다'고 했다 한다. 세상에서 가장 긴밤 동지에 깊이 새겨지는 교훈이다.
커피한잔의 여유
서리
한절골 들판
움트는 목련
봄의 전령 개나리
오두막 제비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