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113#한절골오두막만행(864)[자연의 여유]

옛그늘 2025. 12. 7. 07:45
2025113#한절골오두막만행(864)[자연의 여유]이른 아침 해가 떠오르지 않는 풍경은 어둠에 쌓여있었다. 커피한잔을 내리며 잠시 여유를 가지면 먼동이 터오면서 무학산시루봉과 광려산상투봉이 아름다운 풍광을 드러낸다. 푸른색으로 켐퍼스에 색칠을 한 것 같았던 자연은 입동이 지나면서 점차 색동옷으로 갈아입었다. 창문을 통해 다가오는 풍경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넓은 숲속에는 또 다른 다양한 삶의 현장이 있다. 한절골 오두막으로 향하는 여정도 늘 자연을 닮고 싶은데 자동차가 도로에 오르면 바쁜 속도가 이어진다. 한절골로 가는 낮은 산들의 풍경도 겨울을 이겨내기 위한 스스로의 몸부림으로 나뭇잎을 떨어뜨리고 홀로 세찬바람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절골 오두막은 아주 작다.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군불을 땔수 있는 아궁이가 있고,커피를 끓일수 있는 수도물과 커피포트가 있다. 대지 30여평에 10평은 오두막이 앉아있고, 20평은 텃밭과 돌을 깔아 놓은 작은 통로겸마당이 있다. 작은 오두막을 안온하게 감싸주는 흙담장과 돌담장 담쟁이 덩쿨이 푸르던 잎이 오색단풍 물들어가고 있다. 70년된 늙은 2평 마루는 앞산의 송림의 풍경을 집안으로 끌어주는 마법을 한다. 뒷편 대나무숲에는 새들이 수시로 찾아와서 지저귄다. 대문 앞에 있는 대지 20평 텃밭을 본의 아니게 장만했다. 양지바른 곳이라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는 작은보물이다. 올해 옥수수,호박과 가지, 토마토를 심어 본전을 뽑았다. 사람들은 농양과 퇴비를 하지 않으면 식물이 자라지 않는다고 하는데 내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집에서마시는 커피찌꺼기와 간혹 카페에서 가져오는 커피찌꺼기는 군불을 때고 나온 재와 섞어 퇴비를 만든다. 가끔 앞집 촌노에게 부탁 농협에서 파는 퇴비를 구입해서 석어준다. 겨울이 오는 길목인데도 양지바른 곳에는 개불알꽃과 모래냉이꽃이 서서히 지고있는 붉은 맨드라미를 바라보고 있었다. 맨드라미는 지난해 의령산상골에서 왔는데 올해도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다가 지며 내년을 약속하고 있다. 문득 우리 삶도 해가뜨고 지고, 계절이 오고가고, 꽃이 피고 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는 일상에서 여유를 찾고 싶다.
아침풍경
아침풍경
오두막군불
모래냉이꽃
개불알꽃
제비꽃
오는 제비꽃
가는 꽃 맨드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