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0207#커피한잔의생각(1106)[봄날 함박눈]

옛그늘 2025. 2. 12. 12:57
20250207#커피한잔의생각(1106)[봄날 함박눈]오전에 맑은 하늘에서 하얀꽃가루 같은 함박눈이 산하에 내렸다. 입춘이 지났으니 춘설이라고 해야하나. 24절기는 태양력이다. 즉 양력 이다. 24절기는 중국의 계절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의 기후에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 또한 날짜가 경도에 따라 변하므로 매년 양력은 같지만 음력은 달라진다. 자연의 순리를 인간의 논리로 비약하여 '기후의 온난화'영향이라고 하는 것도 억지스럽다.

자연스럽게 ‘소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있어도 대한에 얼어 죽은 사람은 없다’는 옛말처럼 절기와 날씨가 맞지 않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따뜻한 봄이 떠오르는 입춘에 관한 고정관념과 달리, 이 무렵 매서운 추위가 닥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입춘 추위에 김칫독 얼어 터진다’며 늦추위의 매서움을 지적하거나, ‘입춘 추위는 꿔다 해도 한다’는 속담처럼 봄이 오기 전에 무조건 강추위가 찾아온다는 얘기가 널리 퍼진 이유다. 올해도 ‘입춘 한파’가 여지없이 닥쳤다. 이번 주말까지 전국적으로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한다.

추위도 대비 없이 맞으면 더 춥게 느껴진다. ‘입춘 때는 원래 춥다’고 각오하면 조금이나마 덜 춥지 않을까 싶다. 평생 내의를 입을 것 같지 않게 건강에 자만심을 가졌다. 지난 년말부터 A형독감에 누적된 피로가 겹쳐 몸살까지 거의 한달을 추스리고 나서 두툼한 내복을 꺼내 입었다. 한때는 커피맛도 소태맛이고 입맛도 당기지 않고 빼고 싶지 않았던 체중도 줄었다. 한절골 오두막에도 눈이 내리겠지 하면서 창밖으로 내리는 함박눈을 속절없이 바라보았다. 장영환교수의 행복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새삼 더 가까이 다가오는 풍경이었다.
춘설의 풍경-창원 내서읍
춘설의 함박눈
함박눈- 창원 내서광려산
함박눈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