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문화유산답사기

20220414#제324(1차)차전남신안:12사도예배당순례길(섬티아고)(4)[병풍도-대기점도 노둣길]

옛그늘 2022. 4. 16. 08:00

20220414#제324(1차)차전남신안:12사도예배당순례길(섬티아고)(4)[병풍도-대기점도 노둣길]

섬들의 고향이라고 하는 전남신안에는 1004개가 넘는 섬들이 있다. 모든 섬을 다리로 연결할 수 없던 시절 징검다리를 놓기도 했고 바지를 걷고 건너기도 했다. 징검다리는 병풍도에 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내 고향 섬진강 상류에도 있었다. 섬사람들은 그 이웃의 섬들로 가기 위해 뻘 위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그렇게 섬들을 서로 이어주었다. 물 빠질 때만 건널 수 있는 이 징검다리를 섬사람들은 '노둣길'이라 불렀다.


섬들로 빼곡하게 들어찬 신안의 바다 밑은 거대한 뻘밭이다. 물이 빠지면 몇몇 섬과 섬들은 뻘로 연결된다. 징검다리 위에 차 한대 다닐 콘크리트 포장길을 만들었다. 산길로 치면 수풀 우거진 오솔길이 신작로처럼 반듯해진 것이다. 병풍도에서 주변의 섬들을 이어주고 있는 노둣길은 6개이다. 주렁주렁 가장 많은 섬과 가장 많은 노둣길이 이어진 곳이다. 가장 큰 병풍도에서 시작된 노둣길이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보기도, 신추도를 이어준다.

노둣길을 하루 두 번 뚫리고 또 두 번 물에 잠긴다. 조금 때면 물이 조금 덜 들어오고, 사리 때면 물이 더 많이 들어온다. 물 들어오는 시간은 매번 다르다. 병풍도를 이어주는 노둣길을 건너면 호젓한 산책길이 된다. 그러나 삶이 녹녹치 않았던 섬사람들에게는 생명의 길이었다. 지난주 제324차 12 사도 예배당 순례길을 다녀오면서 섬 사람들의 고달픈 '노둣길'길을 걷고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