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5#제321차경기도연천'경순왕릉' 기행17.
세월은 누구도 붙잡을 수 없다. 2021년 12월 17일(금)부터 12월 19(일) 일까지 경기도 강화, 연천을 거쳐 철원 DMZ까지 기행이 끝나고 있다. 찬바람 부는 승일교에서 경기도 연천 비운의 신라 56대 경순왕릉으로 향했다. 1968년 1월 21일 무장공비 31명이 침투했다는 임진강 고랑포구 부근 민통선내에 있다. 남방한계선과 800m 거리에 있는 경순왕릉은 한국전쟁 이전에는 북한 땅이었으나 휴전 이후 연천군이 되었다. 살아서도 죽어서도 비운의 왕이다.
경순왕은 신라 제56대(927~935) 왕으로 후백제 견훤이 포석정에서 경애왕이 시해되고, 뒤를 이어 견훤의 비호를 받아 왕위에 오른 것은 비운이 예견되었다. 역사 고금을 통해서 보면 스스로 통치 능력이나 국력이 약하면 비극적인 종말을 맞는다. 왕권을 잡은 왕건은 29건의 정략적인 결혼을 하고 호족을 관리하는 '비극적인' 수완을 드러냈다. 경순왕은 백성을 더 다치게 할 수 없다는 결심으로 왕건에게 항복했다. 왕건의 밑에 들어가 귀화인 신분이 되었고 왕건의 딸 낙랑공주와 다시 혼인하는 등 예우를 받으며 여생을 보냈다.
경순왕은 항복한 지 43년 만인 고려 경종 3년(978) 세상을 떠나 경순이라는 시호를 받고 이곳에 묻혔다. 그 뒤 800년간이나 잊혔다. 조선 영조 때 김성운 등이 발견한 비석에서 존재가 밝혀졌다. 조선 영조 23년(1747)'신라 경순왕 능'이라 새긴 비가 세워졌음을 밝히고 있다. 봉분을 두른 호석이나 망주석 등은 신라 왕릉에는 없는 *곡장 [曲牆](능, 원, 묘 따위의 무덤 뒤에 기와를 덮어 둘러쌓은 나지막한 담)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에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한국전쟁 이후 방치되었다가 1975년 6월 25일 사적 제244호로 지정하여 일반인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출입금지로 왕릉에 올라 석물을 살펴볼 수 없어 아쉬움은 남았지만 전각 안에 보관 중인 비석은 마멸이 되어 글자를 알아보기가 어렵다. 왕릉에 가까이 가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보존의 목적이 있으나 관람객들이 봉분에 올라가는 등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경순왕 주변으로 처진 철조망에는 '지뢰 지역'이라는 살벌한 문구가 아직도 한국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패망한 나라의 왕이 지난 한과 설움을 누가 가늠하겠는가. 임진강에서 왕릉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더 차갑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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