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40824#커피한잔의생각(1084)[지키고 싶은 일상]

옛그늘 2024. 10. 5. 09:16
20240824#커피한잔의생각(1084)[지키고 싶은 일상]직장에서 은퇴 하기 전에는 일상없는 하루가 오리라고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한잔 하고 집을 나서 직장에서 일하고 1달이 되면 월급을 받는 일상이었다. 일상이 없는 삶은 공허하다. 일상은 힘이 세다. 어떤 맹세와 다짐보다 단단하다. 그래서 일상이 위협을 받으면 충격과 공포가 매우 크게 다가온다. 티브이를 통해서 마른 하늘에 날벼락으로 일상이 무너져 내리는 현장을 보면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 세월호 침몰이 그렇고, 이태원 참사가 그렇다. 밀양 요양병원 화재로 많은 생명을 잃었지만 화성 배터리 폭발과 엇그제 호텔 화재도 남의 일 같지 않게 소중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있다.

대형사고가 나면 반짝 호들갑을 떨지만 현실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자신을 탓해야 하는데 남탓 만 한다. 인간이란 약하고 어리석은 존재이다. 이것을 인정하고 원칙과 정직을 기본으로 하는 가치가 변해야 한다. 고령자 교통사고가 나면 운전면허증을 반납 해야 한다는 기사가 단골이다. 젊다고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농촌의 고령화가 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수긍 하기 어렵다. 한절골에도 노인들이 병원 나들이나 구멍가게가 없이 마트라도 읍내 나들이라도 하려고 하면 군내버스를 속절없이 기다려야 한다. 고령자가 운전면허증을 반납하면 은퇴하고 시골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상도 접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커피 콩을 갈아 물을 데워 커피한잔 내리며 조간신문을 읽는다. 공정한 가치판단을 위해 신문도 보수와 진보을 주장하는 몇부를 읽는다. 낮에는 가는 여름이 아쉬운 매미소리가 유장하고 어둠이 내리면 가을 맞이하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집 인근 삼풍대 공원에 들러 산책도 하고 쓰레기도 줍고, 도서관에 가서 독서 삼매경에 빠지는 것도 행복한 일상 중의 하나이다. 집에서 자동차로 15분 쯤 걸리는 한절골 오두막에 가서 태양이 준 선물 오이와 가지, 상추는 얼마나 자랐는지 살펴보며, 마루에 앉아 음악 들으며 커피한잔 내리는 소중한 일상도 지키고 싶다.
무학산 시루봉
한절골 들판에 흑두루미를 만났다.
오두막을 지키는 청개구리
군불도 오두막을 지키는 파수꾼이다.
오두막 마루에서 바라본 홍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