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문화유산답사기

20230213#한절골오두막만행(720)[오두막 푸념]

옛그늘 2023. 4. 9. 11:07
20230213#한절골오두막만행(720)[오두막 푸념]최재천 생태학자는 지구상에 인간이 없어지면 평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으니 도로에서 애끗은 생명을 빼앗기는 동물도 없어지고 아파트 동네에서 먹이를 주지 않으니 자립해서 살아가며 생태계를 유지 할 것이다. 언제 티브이 프로에서 고양이가 쥐에게 쫓겨가는 모습을 보았다. 인간에 의해서 사냥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이다. 도심을 벗어나 15분쯤 자동차로 가면 한절골 들판이 나오고 들판을 지나면 도림마을이다. 한절골 들판 농로에 들어서다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들판에는 마늘이 자라고 있고 운무가 가득한 여항산은 아직 잔설을 담고 있었다.

오두막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작은 텃밭과 감나무 아래 풀이 올라오지 않았지만 마루앞 삿시를 달고 정리를 하지 않아 방과 마루는 너저분하다. 마루에 샷시를 달고 중간을 막으면서 어느곳 하나 직선은 없고 곡선의 아름다움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미적 감각 보다는 편리한 직선에 익숙한 우리 눈에는 수리를 하고 집기를 정리정돈 하는데는 곡선이 거추장 스럽다. 오두막에는 나름대로 규칙을 세웠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 집기나 물건을 들이지 않겠다. 지금까지 들어온 물건을 처분하려고 하니 결코 쉽지 않았다.

물건을 가져오는 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버리는 것은 종량제 봉투에 버리거나 분류해서 버려야한다. 재활용이 가능 한 것은 분류해서 지정 된 곳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군불 아궁이에 군불을 때는 것도 엄격하다. 방청재를 발랐던 나무나 깨진 비닐장판 조각을 태워서는 절대 안된다. 우리는 넘치는 편리함에서 오는 풍요와 사치로 버려지는 것들이 너무 많다. 전세계 곳곳에서는 굶주림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우리도 반세기 이전에는 보릿고개의 배고픔을 안고 살았다. 과거는 지났지만 결코 잊지는 않아야 한다. 그것이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원동력이다.
여항산의 풍경
오두막앞 솔숲 풍경
오두막 군불
오두막 군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