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41115#한절골오두막만행(810)[늦가을만행]

옛그늘 2024. 12. 13. 07:45
20241115#한절골오두막만행(810)[늦가을만행]제379차(해외33차)일본:나라,시라하마,구시모토,와카야마 3박4일기행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다. 여행 일정에 맑은 공기 높은 하늘을 보며 호텔과 숙박, 교통,안내가 모두 가성비와 만족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준비는 시간이 걸렸는데 일정은 금방 지나가 버렸다. 세월이 느리다고 생각되면 전자렌지에 음식을 넣고 데워보면 초 단위로 가는 시간이 실감 난다. 오늘도 평소처럼 일찍 일어나 커피한잔 마시고 그동안 비워둔 한절골 오두막으로 향했다. 오두막 가는 길에는 겨울맞이를 준비 하는 나무들이 자신의 수족을 떨쳐버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었다.

군립공원 산인입곡저수지 뒷편을 지나는데 단풍나무잎이 오색으로 물들어가며 만추를 만들고 있었다. 어린이 놀이터는 주말에만 잠시 아이들이 놀고 늘 개점휴업 상태이다. 어린이 놀이터 부근에 일본에서 보았던 성인과 어린이 전용 도서관을 지었으면 모두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지난번 일본기행을 하면서 잇츠코리아 최성희대표가 소개한 시골 한적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은 감동적이었다. 인근마을과 도시에서 오는 학부모와 아이들로 활기차 있었고 불편함이 전혀 없었다. 현명하고 덕망있는 지자체장이 이곳에 어린이 도서관을 공약 한다면 정말(!)홍익대건축학과 유현준교수 같은 분에게 맡겨야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제4위 경제대국이라고 하면서 문화적 가치는 늘 빈약하다. 제대로 된 행정을 만나고 싶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작은 고개를 넘었다. 여름 연분홍 붉은꽃으로 반겨주었던 배롱나무 사이로 누렇게 익어갔던 한절골 들판의 벼들이 그사이 추수를 모두 끝냈다. 흩어진 볏짚사이로 먹이를 찾는 새들만 여유롭게 거닐고 잇었다. 마늘도 푸른 싹을 내밀고 자라는 모습이 농부의 땀을 보상해 주고 있었다. 붉은 감들이 익어가던 나무들도 곶감을 깍으려고 가져가고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감들이 깊어가는 가을이다.가을은 모든 생명에게 순명의 계절이다. 여름내 곡식을 키워 주고 들판에는 또 다른 생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즈넉한 한절골 들판에서 잠시 여유로운 망중한을 만났다.
한절골 들판
한절골들판
한절골마을 서리가 내렸다
늦가을의 만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