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문화유산답사기

20240209#한절골오두막만행(770)[봄처녀 냉이]

옛그늘 2024. 2. 12. 07:13
20240209#한절골오두막만행(770)[봄처녀 냉이]옛동료 김순태교사는 창녕군 성산면 성산로 264-59에서 15,000평 농장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우리 옛그늘에 밥맛좋은 영양가 있는 서리태(검은콩)를 소개했다. 몇일전 오두막에 냉이가 봄처녀 처럼 살포시 올라왔다. 안부도 물을 겸 넓은 농장에 냉이가 있냐고 물었더니 몇일 후 오라는 연락이 왔다. 지난달 30일 아지랭이 피어오르는 낙동강을 건너 한가로운 들판과 산들이 번갈아 반겨주는 길을 따라 창녕 농장에 갔다. 농장에는 큰 건물 두채에 트럭과 굴삭기(포크레인),트렉터 2대가 한가롭게 농하기를 보내고 있었다. 맑은 하천이 흐르는 지방도로를 다라 청도와 창녕을 경계 비티재 국수 맛집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김순태교사는 정년 7년을 남겨두고 작은 아들이 학교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명퇴를 하고 아들을 농장인근 고등학교로 전학 시켰다. 인근 하천부지 였던 농장을 경매를 통해 낙찰 받아 구입했다. 처음에는 작은 파3골프장을 생각했다. 자신의 자식도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하면서 다른 아이들을 교육할 자격이 없었다고 했다. 농부로 온것도 대단하지만 아들을 이제 대학 졸업반으로 성장시켜 특기를 살려 일상에 적응을 잘 하고 있다고 했다. 그보다 다한 행복은 없다. 따뜻한 겨울 햇볕이 내리는 농장 건물 문을 열러 놓고 커피한잔을 나누는데 더 좋은 카페가 없었다. 지인들이 농사가 아닌 다른 것(캠핑장,파골프장 등)을 권유 했지만 사람들이 싫어 농사를 고집 했다.

비슬산과 천황산 골짜기를 타고 흘러내리는 맑은 개울물 따라 바람이 옷깃을 스쳐갔다. 농사용 장갑을 끼고 작은 괭이를 들고 넓은 밭으로 나갔다. 자연산 냉이가 지천으로 있었지만 냉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종류의 냉이가 아니라고 했다. 냉이가 다양하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다. 밭을 누비며 김농부의 말이 냉이를 30분 캐면 4시간 손질이란다. 김농부는 굴삭기에 오르더니 아주 능숙하게 조종을 하였다. 지난해 가을 묻어 두었던 무우를 구덩이 3군데를 호미로 파듯이 능숙하게 했다. 내 차량 트렁크에 서리태,무우,냉이,보리쌀까지 바리바리 챙겨 주었다.

<동의보감>에"냉이로 국을 끓여 먹으면 피를 간으로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 준다"고 기록돼 있다. 한방에서도 이뇨,해독,지혈 등에 좋은 약재로 냉이가 쓰인다고 한다. 냉이에는 비타민과 단백질, 칼슘이 다른 나물에 비해 많이 들었다. 냉이 씨를 옷장에 넣어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신통방통한 먹거리이다. 냉이에 대한 자료를 읽어보니 오두막 텃밭에 자라는 냉이도 귀하게 보였다. 옛날부터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올해 가을에 넓은 농장에서 검은 콩을 거두는 행복한 그림을 그려보며 낙동강을 건너는데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있었다. 참으로 행복한 나들이 였다.
수봉산 비티재 국수 6,000원
성산면 김순태 농장
김순태 농장
김순태 농장 냉이
냉이
김순태 농장
냉이꽃
무우파기
무우를 묻어놓은 농장
오두막 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