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21123#커피한잔의생각(960)[멋진 늙음]

옛그늘 2023. 1. 23. 09:27
20221123#커피한잔의생각(960)[멋진 늙음1]이태원 참사 희생자 중에는 노인은 없었다. 핼리윈이라는 생소한 젊은이 축제에 늙은이가 낄리도 없지만 우리의 전통 축제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서양에서 온 문화는 아직 익숙하지 않다. 젊은이들의 삶은 무한하고 긴 미래를 지향한다. 나이든 세대에게는 삶이 짧은 과거에 의존하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젊은 세대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젊은이에게는 호기심이 우선이고 늙은이들은 자신의 경험 세계를 절대화해서 가르치려 하는 근성이 있다.

괴테는<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 [Mephisto*중세 서양의 파우스트 전설과, 이 전설을 소재로 한 괴테의 희곡 에 나오는 악마]도 모두 늙게 마련이지만 누가 과연 현명한 지를 묻는다. 우리사회에 '꼰대'라는 은어가 퍼지기 시작 한 것도 오래전이다. 이 단어의 유래는 '잔소리 깨나 하고 책벌을 주는 선생으로 지칭했고 점차 일반적으로 늙은이를 뜻하는 내용으로 변했다. 어릴적 읽었던 <걸리버 여행기>에 '그들이 원하지 않으면 절대로 젊은이를 자신 곁에 강제로 묶어두지 마라, 변덕스럽게 대하거나 불신하지도 말라'고 했다. 멋진 늙음의 덕목은 '권위가 녹아들어 있는 단호함과 절제된 권위와 품위를 지녀야 한다'.

삶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추하게 늙어 가는 것이다. 노인학이 학문으로 자리 잡았지만 사람이 변하지 않으면 거품이다. 작자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다>라는 시한편을 읊으며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만난다.

“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다
늙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 힘으로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추하게 늙는 것은 두렵다

세상을 원망하고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미워하며
욕심을 버리긴커녕
더욱 큰 욕심에 힘들어하며
자신을 학대하고
또 주변 사람까지 힘들게 하는
그런 노인이 될까 정말 두렵다

나는 정말 멋지게 늙고 싶다
육체적으론 늙었지만
정신적으론 복학한
대학생 정도로 살고 싶다

늘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면서
사랑으로 넘치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관대하고
부지런한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어
늘 어떤 도움을 어떤 방식으로 줄까
고민하고 싶다

어른대접 안 한다고
불평하기보다는
대접받을 만한 행동을 하는
그런 근사한 노인이 되고 싶다

할 일이 너무 많아
눈감을 시간도 없다는
불평을 하면서
하도 오라는 데가 많아
집사람과 수시로
행방불명이 되는
정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노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고
부러워할 수 있게
멋지게 늙고 싶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슬퍼하는 가운데
나 자신은 미소를 지으며 살고 싶다.”
오두막 매화를 기다리는 마음
봉명산 자락
오두막의 한가로운 풍경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