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21129#커피한잔의생각(961)[도서관 유감]

옛그늘 2023. 1. 24. 10:26
20221129#커피한잔의생각(961)[도서관 유감]요즘 종이책이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장서가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욕망으로도 누를수 없는 소유욕이 있어야 장서가가 된다. 종이가 없던 시절 양피지로 300쪽 짜리 책 한권을 만들려면 양100마리가 필요했다. 필경사의 작업도 느려서 1년에 책2권을 만들었다. 15세기 영국 게임브리지 대학 장서가 겨우 122권 이었다. 활자가 발명 된 구텐베르크나 우리나라의 금속활자 직지도 먼나라 이야기이다. 요즘 대학의 교수들이 정년 퇴직을 하면서 종이책을 기증하려고 해도 받아주는 도서관이 없다. 내친구 유장근 교수도 장서를 정리하여 한 트럭은 폐지로 버리고 귀한책만 겨우 조선대학교로 보냈다. 눈물이 나더라고 했다.

내가 재직하던 90년대까지 만 해도 '가리방'이라고 하는 철필로 써서 시험지를 인쇄했다. 요즘 지방에는 인쇄소도 2군데 정도 남아 있다고 했다. 전자 메일로 원고를 보내면 수도권에서 만들어 보내주는 시대이다. 물론 도서관의 의미를 과소평가 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서관과 운영하는 사람이 변해야 한다. 가끔 대학 도서관을 가보면 시험기간을 제외하고는 개점휴업 상태이다. 도서관은 일면 식도 없는 사서와 인간적 관계를 맺어주는 생각과 안부를 나눌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몇년전 일본의 시골 도서관을 여행 할때 보니 도서관 서고에 스타벅스 커피점이 들어와 있었고 어린이도서관은 부모와 함께하는 놀이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요즘 전자책으로 가득한 가상 서가에 접속해 지식을 얻는 것이 일상화 되고 있다. 도서관에 가서 오래 된 종이책을 찾으려면 폐기직전의 책을 모아 놓은 지하창고로 가야한다. 세상이 변하는 것을 탓 할수 없지만 우리가 범람하는 유튜브나 종편에 기대는 것이 단편적인 지식을 쉽게 접할수 있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고개를 돌려 서재를 보니 벽에 기댄 책장에 꽂힌 빛바랜 책들이 쓰레기가 될 날이 길어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아침이면 광고가 절반이 넘는 쓰레기 같은 신문을 뒤적이고 책장의 책을 꺼내 읽어 보는 것은 지식을 습득하는데는 그래도 최고라고 여기는 고집이 수구러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에스프레소 커피한잔을 내려 11월의 끝자락을 만난다.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열람실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어린이 열람실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어린이 열람실
2018년6월10일 일본 시골의 도서관 기행 어린이 열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