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문화유산답사기

20220717#제327차전북완주: 곱게늙은절집 화암사[우화루]기행6

옛그늘 2022. 7. 18. 06:30
20220717#제327차전북완주: 곱게늙은절집 화암사[우화루]기행6. 전북 두메산골에 깊은 곳에 숨어 있는 화암사가 규모로 보면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러나 나그네의 발길을 머무르게 하는 것은 곱게 늙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다. 사람도 곱게 늙어 고고하고 은은한 인품이 풍기는 모습이 있는 가하면 그렇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화암사는 극락전과 우화루가 마당을 공유하고 있다. 적묵당과 불명당도 한쪽다리를 걸치고 있다. 꽃비가 내리는 누각이라는 뜻의 '우화루'는 정면 3칸 측면3칸의 다포계 맞배지붕이다. 우화루를 앞에서 보면 2층이고 안마당에서 보면 단층이다.

위층은 칸마다 널벽을 치고 가운데 문얼굴을 내어 바라지 창을 달았다. 극락전에서 바라보면 기둥 외에는 벽체나 창호를 두지 않았다. 완전한 개방형이다. 측면은 흙벽으로 막았다. 우화루의 역사는 고려 때 지어져 정유재란 때 왜병들에게 불탔다. 1611년 중창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뼈대는 그대로 유지 하고 있다. 우화루의 마루바닥과 안마당의 지면은 거의 높이가 같다. 건축적으로 우화루 내부가 안마당의 연장, 혹은 안마당이 우화루의 지속이라는 뜻이 된다. 달리 이해를 돕자면 우화루는 지붕 얹은 안마당이고, 안마당은 지붕없는 우화루라고 할수 있다.

우화루의 안마당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극락전과 적묵당, 불명당에 까지 확장된다. 결국 안마당을 중심으로 네 건물은 상호 소통하는 구조를 가짐으로써 지붕의 유무에 상관없이 단일한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다른 절집처럼 수직적 위계가 아닌 수평성으로 서로 만나고 있다고 해석이 된다. 즉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수평적 민주주의 를 지향했다고 하면 억지일까. 백제계 건축의 특징은 평지성이다. 평지가 아닌 깊은 산골에서 백제계 건축의 면면한 전통을 새삼 확인 할수 있어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는 시간의 계단이다. 답사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카메라가 고장이 나서 제대로 사진을 찍지 못한 아쉬움을 남긴다. 우화루 목어가 위안을 준다.
마당에서 바라본 우화루 현판
화암사 안마당- 조희성 사진
화암사 안마당과 적묵당- 조희성사진
봉명산 등산로에서 바라본 우화루
우화루 창
우화루에 걸려있는 목어.단청도 벗겨지고 먼지도 많이 쌓여 있지만 정감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