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0506#커피한잔의생각(1120)[불기2569년 방어산마애사]

옛그늘 2025. 6. 4. 18:03
20250506#커피한잔의생각(1120)[불기2569년 방어산마애사]부처님 오신날이다. 절집으로 향하는 인파들이 빠져나갔을 오후 늦으막에 함안군 군북면 방어산마애사로 향했다. 마애사는 보물 제159호 인 높이5m의 '마애약사삼존불' 방어산 중턱에 있다. 마애삼존불을 찾은 것은 오래전 방어산을 등산 하면서 부터 였다. 마애사가 들어선 것은 1994년 쯤이다. 절집 공사를 하기전에 문화재청 모니터링을 위해 자주 오르내렸다. 절터에 처음에는 컨테이너 박스가 2개쯤 있었는데 중창불사가 빠르게 이어졌다. 지금은 회주스님으로 물러난 무진스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절집을 중창한 것은 인근에 암자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암자의 흔적은 마애삼존불 근처에 있다.

2003년12월12일(금)경남신문에 경남문화유산답사기(104)함안(13)번째 답사기를 집필 하면서 정확한 취재를 위해 여러 차례 연락도 하고 찾아 갔다. 시중에 나도는 마애사 중창불사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확인하려고 했다. 기사가 나갈 때 까지 주지 무진스님은 만나지 못했다. 이때 쯤 유명가수를 초청 산사음악회가 열릴 때 였다. 세월이 한참 지나 마애불을 다녀오다 점심을 먹고 가려고 인심 후하다는 공양간으로 들어갔다. 유명 절집은 식권을 구입해야 점심을 먹을수 있다. 마애사 주지의 철학은 베푸는 것이었다. 그날 혼자 점심을 먹는데 공양간 보살이 오더니 주지스님이 겸상을 하자고 한다며 밥그릇을 옮겨주었다. 무진스님께서 취재수첩과 카메라가방을 보더니 '뭐! 하는 사람이야고?' 물었다. 사진찍고 글 쓴다고 했더니 '돈, 되겠냐고 했다'. '그래서 접집에서 공양 한다고 하며 밥맛이 좋다고 했더니'. ' 마애사에 와서 맨날 밥을 먹으라고 했다'. 그래서 웃었다

마애사 공양간의 평생 식권을 확보 한 셈이다. 점심을 먹고 주지스님과 커피를 마시며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를 물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으며, 그런 말 하는 사람들 이런 절집이 있냐고 물었다. 못난 사람들이 하는 말이라고 했다. 공양간 보살들의 말에 따르면 주지의 철학이 밥을 맛있게 해서 보시하는 것이고, 납골당 만수전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떡을 해오라고 한단다. 그래서 떡을 마애사 경내 모자상 앞에 두면 신도들이나 등산객들이 들고가서 먹는다고 했다. 2025년5월5일 '부처님오신날' 늦은 오후 마애사는 화려한 연등도 별로 없었다. 경내에서 된장,고추장을 팔고 있었다. 창고에 가득한 국수를 모두 삶았다고 하면서 가마솥을 씻는 봉사자가 국수 한그릇 하라고 했다. 국수를 먹고 빈그릇을 가져다 주었더니 떡을 한아름 주었다. 배가 부르니 종교 없는 중생의 마음까지 포근해졌다. 종교가 갖는 가치를 한번더 생각해 보았다.
방어산 마애여래삼존불
마애사 일주문
마애사 가는길
마애사 모자상
마애사 공양간 국수 한그릇
마애사 공양간
함안군 공설봉안당
마애사 연등
삼존불이라고 하던 산봉우리
마애사 대웅전에서 바라본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