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100-33. 산신도 속의 호랑이 산신도의 호랑이는 왜 무섭게 표현되지 않나요?

옛그늘 2015. 12. 29. 10:30


100-33. 산신도 속의 호랑이 산신도의 호랑이는 왜 무섭게 표현되지 않나요?

① 인류 최초의 불평등계약

 <단군신화>에서 신과의 연결고리를 담당하는 존재는 곰과 호랑이이다. 곰과 호랑이는
환웅에게 인간이 되기 위해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며 햇빛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보편적인 신화구조 속에서 동굴은 재생과 변화의 공간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호랑이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곰만이 여자로 변신한다.

 <단군신화>를 접하며 우리는 곰의 온유한 인욕을 칭찬함과 더불어 호랑이의 급한 성격을
매도하고는 한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곰과 호랑이는 결코 같은 조건 속에 있지
않았다. 곰과 같은 경우는 잡식성 동물이기 때문에 쑥과 마늘만 먹고 사는 것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호랑이는 육식동물이기 때문에 쑥과 마늘은 아예 처음부터 먹을 수가
없었다. 즉, 호랑이는 환웅의 불평등계약에 어설프게 서명했다가 굶주림에 겨워 결국 동굴
밖으로 뛰쳐나갔던 것이다.

 호랑이는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곰을 잡아먹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호랑이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면서 가만히 동굴을 떠나고 있다. 즉, <단군신화>의 호랑이는 호탕하고
성격 좋은 호랑이였던 것이다.


'옛그늘 광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을 수 없는 시간들   (0) 2016.01.02
2016년 병신년 새해인사 드립니다  (0) 2016.01.01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요   (0) 2015.12.29
하루하루가 축제다   (0) 2015.12.28
몸을 맡겨 흐르는 것   (0) 2015.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