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② 산악숭배와 산신각

옛그늘 2015. 12. 22. 07:10

② 산악숭배와 산신각

 이중환은 『택리지』 「복거총론」에서 우리나라의 지형이 산이 많고 넓은 벌판이 없으므로,
큰 인물이 안나 중국을 정복해 보지 못했다고 언급하였다. 중국을 정복한 주변민족들이 중국
문화에 편입되어 사라졌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정복하지 못한 게 비단 안타까운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이중환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산이 많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산악숭배와 관련된 산신신앙은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이는 『삼국사기』 「제사지祭祀志」의 신라의 3산(나력·혈례·골화)과
5악(東-토함·西-계룡·南-지리·北-태백·中央-팔공) 숭배를 통해서 단적인 확인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불교 역시 본래 주류는 도시가람이었다. 그러다 조선의 숭유억불시기를 거치면서
도시가람은 차례로 사라지게 되고, 산지가람이 주로 남게 된다.

 사찰이 산으로 들어가면서 산신과 조우하는 것은 우리문화 속에서는 피할 수 없는 당연함
이다. 실제로 산지가람에는 산신각山神閣, 산령각山靈閣과 같이 산신을 섬기는 독립된 건물이
있는가 하면, 삼성각 속에 모셔지기도 한다. 또 어떤 경우에는 한 사찰 안의 산신각과 삼성각
속에서 산신이 공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산신이 차지하는 우리문화 속에서의 위치를
잘 대변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