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98-31. 산지가람과 산신각 / 사찰에서는 왜 산신을 모시나요?

옛그늘 2015. 12. 20. 08:24


98-31. 산지가람과 산신각 / 사찰에서는 왜 산신을 모시나요?

① 도시가람과 산지가람

 한국인들이 외국에 나가게 되면, 왠지 모르는 공허함과 같은 느낌을 받고는 한다.
그러나 그것이 산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느끼는 것은 제법 눈썰미가 있는 사람들
뿐이다. 그 만큼 우리는 산과 가까이 있으면서, 또한 동시에 산을 의식하지 못하는
속에서 살고 있다.

 사찰의 입지조건은 본래 산이 아니다. 붓다께서 제정하신 절의 위치는 마을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이었다. 이는 불교가 걸식과 탁발을 통해서 민중과 교류하는 초기
인도불교의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

 불교가 중국으로 유입되면서 사찰이 안착한 곳 역시 도시이다. 불교를 후원하는 귀족들은
사찰이 도시 안에 위치하도록 하였으며, 또한 도시는 많은 사람들과 접하고 새로운 기운을
펼쳐내기에 좋은 환경이 된다. 이로 인하여 교학과 학문이 발전하는 도시가람의 시대가
전개되는 것이다.

 불교의 성공적인 중국 안착과 더불어 불교가 안정기로 들어서면서, 개인에 대한 탐구가
강조되며 수행문화가 대두된다. 수행처로서의 입지조건은 아무래도 도시보다는 호젓한
산이 좋다. 또한 중국불교에는 걸식과 탁발문화가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시와의 인접
필연성은 사라진다. 그로 인하여 자급자족을 위한 노동의 강조가 대두되게 된다.

즉, 도시가람과 산지가람의 이중적인 시대가 전개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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