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③ <단군신화>와 삼세판

옛그늘 2015. 12. 25. 18:58


③ <단군신화>와 삼세판

 <단군신화>에는 3이라는 숫자가 무척 많이 등장한다. 예컨대, 환인·환웅·단군의 3신성神聖
구조에서부터 시작하여, 환웅이 3위태백을 내려다 보다가 천·부·인 3가지를 가지고서, 3,000의
무리를 대동하고 내려와 풍백·우사·운사의 3신과 더불어 360가지 일들을 주관하다가, 곰과
호랑이를 만나 100일을 재계(忌)하게 했는데, 3·7일만에 결과가 나게 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이는 우리민족 고대의 진법체계와 관련된 것으로, 이러한 3수의 전통은 오늘날까지도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숫자가 ‘3’이라는 것과 ‘삼세판’의 문화를 통해서 유전되고 있다.

④ 단군과 신선

 산신도의 산신은 신선의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선하면 언 듯 중국의
도교를 생각하기 쉬우나, 도교와 신선사상은 그 기원이 다르다. 도교와 같은 경우가
후한 말 사천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신선과 같은 경우는 선진시대에서부터 기원하는 산동과
발해만 쪽 문화이다. 즉, 도교와 신선사상은 중국의 서쪽과 동쪽으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
두 가지 문화인 것이다.

 신선은 기실 우리고대문화와 관련된다. 이는 신선이 산다는 봉래·방장·영주의 삼신산이
발해만과 우리나라로 비정되는 것이나, 고구려의 조의선인衣仙人 제도, 신라에서 화랑을
국선國仙으로도 칭하는 것 등을 통해서 단적인 인식이 가능하다.

 실제로 ‘선仙’이라는 글자는, 사람(人)이 산에 기대어 있는 형상이다. 즉, 이는 산신과
통하는 가치로 그 기원은 단군과 무관하지 않다. 화랑들이 산천을 유람하는 것을 수행으로
삼은 것도 이러한 문화기원과 관련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동양삼교를 유·불·도가 아닌 유·불·선으로 칭하고는 하였다.
이러한 배경에도 우리의 전통관념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산신은 비단 산악숭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민족적 기원과 문화배경을
온축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불교는 수용하고 받아들여 잘 보존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야말로
외래문화와 자생문화의 화해와 공존이 꽃피워낸 창조적 가치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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