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겨울날 오두막의 망중한

옛그늘 2016. 1. 3. 08:22

20160103#겨울날 오두막의 망중한
행복은 미루면 결코 오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가는 것처럼 지나가 버린다.한가로운 겨울이 가득 내린 한절골 오두막에 정적과 고요가 밀려왔다. 앙상한 감나무 가지 사이로 하늘에는 구름이 떠간다. 포근한 겨울바람이 마음을 타고 흐른다.

어제 군불을 지폈던 방바닥의 온기가 따뜻하다. 기와 담장옆 홍매화는 시춘기 소년의 볼떼기 여드름 처럼 성급한 꽃망울이 맺혔다. 마루에는 겨울날 늦은 오후의 햇볕이 내리고 오랜 된 전축에서 흘러나오는 고전 음악 소리에 겨울이 저물어간다.

황량함이 마음을 가득 매우는 시간 진한 에스프레소 한잔이  절실히 그립다.  감나무 밑에 가녀린 머위가 새싹을 올리고 눈짓을 한다. 인적이 끓어진 마을에서는 소, 닭울음 개짓는 소리가 들려온다. 따스함을 위해 아궁이에 군불을 지핀다.

새벽 하늘은 안개가 자욱하다. 늘 다정하게 다가오던 무학산, 상투봉도 수줍은 모습으로 조선의 여인 옷자락 여미듯 안개가 가리고 있다. 하늘에는 아직 지지 않은 달이 지구를 내려다 보고 있다. 휴일의 아침 커피 한잔을 내린다. 지독한 커피 사랑은 언제 끝이 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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