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50217#한절골오두막만행(821)[햇볕 좋은 날]

옛그늘 2025. 2. 24. 17:39
20250217#한절골오두막만행(821)[햇볕 좋은 날]24절기 두번째^우수^를 앞두고 있지만 얼굴을 스쳐가는 바람은 찬 느낌이 간지럽다. 추수를 끝내고 휴면을 하고 있는 한절골 들판에는 마늘농사를 살피는 농부의 발걸음이 부지런하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아이가 태어나면 마을 전체가 교육에 나선다는 것 처럼 아이들은 동네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성장하고, 농작물은 부지런한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한절골 마을 뒷편으로 노송과 대나무 숲이 우거진 오두막 작은 텃밭도 따뜻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작은 텃밭이지만 삽으로 흙을 뒤집고 퇴비를 뿌려 놓는다. 대문 앞 밭에는 호박구덩이를 3개 파놓았다. 봄이오면 퇴비를 가득 넣고 모종을 심거나 씨앗을 뿌리면 싹이 나고 무럭무럭 자란다. 삶에서 사소한 것이라도 노력 하지 않으면 결실의 댓가를 주지 않는다.

어쩌다 길에서 만나는 야생고양이를 제외하고는 참새 떼들이 후드득 날아가는 마을 길 산책에 나섰다. 양지바른 곳에 광대나물과 큰개불알꽃이 피어 봄맞이 하고 있다. 오두막아궁이에 넉넉하게 군불을 지폈다. 한옥은 1주일에 한번은 군불 때 주어야 집안으로 벌레가 들어오지 않고 유지가 된다. 70년 된 빛바랜 1평 마루에 앉아 진한 예가체프 아리차 커피한잔을 내렸다. 구름 한점없는 푸른하늘은 청명하고 한없이 맑았다. 앞산에 우뚝선 홍송숲을 바람이 흔들고 가니 소나기가 내리는 것 처럼 쏴~~ 하는 소리가 정겹게 들렸다. 작은 오두막 추녀 끝에 달린 작은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절집에서 듣는 청아한 소리 정겹다. ^아보하^같은 일상인가 싶은 날이다.
오두막 텃밭
오두막 앞산 홍송숲
광대나물꽃
큰개불알꽃
오두막 군불
겨울을 버틴 동네 텃밭의 배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