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30419#한절골오두막만행(737)[오늘 같은 날]

옛그늘 2024. 3. 6. 05:48
20230419#한절골오두막만행(737)[오늘 같은 날]촉촉한 봄비가 내린다. 우리는 일상의 조그만 변화가 와도 봄이 오네, 가네를 반복한다. 그러나 봄은 정작 오거나 가는 것은 아니다. 오두막으로 가는 길 연초록 나뭇잎들이 황홀하게 변화하고 있다. 새싹이 두툼한 나무를 비집고 올라오더니 장엄한 생명을 펼쳐보인다. 장영환선생이 어렵게 강의를 이어가는 '노자'는 산을 바라보며'골짜기의 신묘함이 사라지지 않는 것을 아득한 암컷이라는 문을 천지의 근본' 이라고 했다. 산은 뭇 생명을 품어 안고 기른다. 도처에서 일어난 산불이 생명의 터전을 앗아가고 있다.

산불이 자주 일어나는 계절에는 산행을 하지 않는다. 산불로 무너진 생명을 오두막 텃밭은 안아주고 있다. 소비를 절제하고 욕망의 전장에서 질주 한다고 우리는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고 있다. 공동체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개인의 욕심과 탐욕을 위한 질주가 멈추지 않는다.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이 없다는 심리는 결국 신흥종교나 사이비의 먹거리가 된다. 부정적인 확신은 자신의 삶의 안전장치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 매몰시킨다. 불안은 우리에게서 삶의 여백을 앗아간다. 유머와 미소가 사라진 세상은 혐오와 고립에 빠진다.

좋은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믿음과 생명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고 인고의 세월을 이겨야 겠다는 사랑이 힘이 된다. 오두막 마루 야외용 의자에 앉아 커피한잔을 들고 밖을보면 지척에 새들이 날아온다. 인간이 넘쳐나서 먹지 못하는 쌀을 한바가지 가져와 뿌려 놓으면 텃밭에서 벌레도 잡아 먹는다. 자연의 선순환이 가득하다. 한번쯤 무한질주를 하다가 산모롱이를 만나거든 차를 세우고 내려 자연에게 물어보라. 잘 살고 있는지를~~~~. 하루 한끼는 자연에서 해결해 본다.
오두막의 진객 비들기
오두막군불- 오늘 같은날 까칠까칠한 느낌
35년 된 등산용 콜맨..전국의 산을 누볐던 소중한 친구이다.
오두막에서 자연식으로 한끼..등산용 버너와 함께
부추와 상추를 뽑아서 소찬으로 한끼
작년에 떨어진 상추씨앗이 지천으로 싹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