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10704#한절골오두막만행(640)[여름날의 작은여유]

옛그늘 2021. 7. 11. 12:25

20210704#한절골 오두막 만행(640)[여름날의 작은 여유]

어느새 허둥대다 보니 6월이 가고 7월이 왔다. 한해의 절반이 코로나19에 매몰되어 잃어버린 시간이 되었다. 지난 삶을 뒤돌아보면 평생 징검다리 건너 듯했는데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용케 빠지지 않고 건너온 기분이다. 한낱 인간이 여백 없는 확신으로 살면서 다른 사람의 삶을 논하는 것은 스스로 천박해지는 것이다.

장맛비가 온다는 예보를 비웃듯 따가운 햇볕이 내리고 있다. 자연이 하는 일을 확실함과 모호함 사이를 걷는 인간이 주제넘게 넘본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과 같은 것이다. 7월의 무성한 숲을 지나는 바람이 나무를 흔들고 있다. 마루에 앉아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려 망망한 하늘을 바라본다. 어제 감자를 수확한 텃밭이 비가 내려 촉촉하게 젖어 있다. 너도 좀 쉬어라 해주고 싶다. 흙속에는 지렁이 같은 또 다른 생명이 숨 쉬고 있었다. 7월의 바람이 그윽한 첫 휴일에 넘치지 않는 아주 작은 여유를 만나고 있다. 진한 자소엽 향기가 코로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