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② 불국토와 정토 옛그늘 2015. 10. 6. 14:25 ② 불국토와 정토 붓다는 수행의 완성자이다. 이런 관점에서 모든 붓다의 정신경계는 동등한 위계를 가진다. 그러나 그 붓다가 속해 있는 조건은 완전히 동일할 수 없다. 마치 물이라는 질료적인 조건은 동일하지만, 세계에는 많은 다양한 크기의 강과 여러 빛깔의 물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붓다들의 세계 역시 다양한 차별상을 가지게 된다. 이 중 붓다의 서원이 발현되어 만들어진 이상세계를 정토라고 한다. 정토란 깨끗하고 청정한 세계라는 의미이다. 정토는 불국토와 같은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다만 불국토라는 의미에는 붓다라는 중심이 보다 부각되고 있다면, 정토에는 이상세계라는 세계적인 관점이 주가 되고 있는 것이다. 즉, 인물중심이냐 환경중심이냐의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일차적으로 살기가 용이한 세계는 환경이 좋은 곳이다. 그러나 불교는 기독교와는 달리 단순히 환경의 우월성에만 무게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불교는 자신을 찾는 것에 핵심을 두는 종교이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환경보다도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지느냐가 보다 관건이라고 하겠다. 실제로 불교에서는 환경이 아주 수승한 장수천長壽天이나 북구로주北俱盧洲에는 태어나면 안 된다는 가치가 있다. 3도8난三途八難 중 8난에 이들 세계가 속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즉, 불교에서는 배움을 통해서 자신을 찾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다면, 이는 제아무리 좋은 세계라고 하더라도 피해야할 세계일뿐인 것이다. 바로 이 점이 기독교의 천국론과 다른 불교적인 가치라고 하겠다. 정토는 부처님의 세계라는 점에서 부처님이 중앙에 계시며, 그 가르침이 전계되는 맑은 세계이다. 이러한 정토 중에 대표적인 곳이 바로 동방 약사유리광여래의 정유리세계淨琉璃世界와 서방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