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문화유산답사기

20241024#제377차(20241012)전남장흥:전망대.선학동마을.이청준생가 기행3(끝).

옛그늘 2024. 10. 27. 09:59
20241024#제377차(20241012)전남장흥:전망대.선학동마을.이청준생가 기행3(끝).잔잔한 바다가 안겨주는 소등섬을 떠나 정남진 전망대로 향했다. 서울 광화문을 기점으로 경도상 정남쪽에 전남장흥이 있다. 전망대가 있는 곳이 정남향이다. 전망대 승강기로 고장으로 멈추어 있었고 고흥의 섬들을 내려다볼 수 있 명소 였다. 정남진 전망대를 떠나 선학동 마을로 가는 차내에서 김미수 해설사는 한승원선생이 출생한 고향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을 보내지 못한 따가운 햇볕이 가득한 영화 ‘천년학’의 무대, 선학동 유채마을에 도착했다. 선학동 마을의 해설사를 자칭하는 마을이장이 반갑게 맞이했다. 전남 장흥군 득량만의 작은 포구 선학동 바닷가 마을은 물이 차오르고 달이 뜰 때면 서양의 늑대인간 변신 전설처럼 모습이 확 바뀐다. 마을 뒷산인 관음봉은 양 날개를 활짝 펼친 학의 모습으로 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마을은 변신한 학의 품에 포근히 안긴 형상이 된다. 이 마을이 선학동으로 불리게 된 배경이다. 아예 마을의 행정 구역 이름을 선학동으로 변경했다.

선학동마을에서 2.5km가량 떨어진 진목마을에서 태어난 소설가 이청준이 이 마을의 풍광을 보고 스토리를 불어넣어 소설을 완성했다. 작가는 ‘선학동 나그네’라는 소설을 발표했다. 선학동에 밀물이 차고 산이 학으로 변신할 무렵, 남도의 소리꾼인 늙은 아비가 눈먼 어린 딸을 이곳으로 데리고 와 소리를 가르치기 시작한다. 어느덧 소리꾼 부녀가 날아오르는 듯한 학과 함께 소리를 하게 되자 선학이 소리를 불러내는 것인지, 소리가 선학을 날게 하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경계에 이른다.

이른바 득음의 경지다. 목적을 이룬 부녀는 마을을 떠났다. 이후 포구는 간척사업으로 인해 들판으로 바뀌게 되고, 물을 잃은 관음봉은 더 이상 학으로 변신할 수 없게 됐다. 20년의 세월이 흘러 눈먼 딸이 다시 선학동에 나타났다. 관음봉 명당에 묻어달라는 아비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득음한 딸은 학을 부르는 소리로써 명당을 필사적으로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을 홀린 다음 아비 유골을 암장하고 떠났다. 그 대신 마을 사람들에게는 학이 되살아났다는 믿음을 선물처럼 남겨두고서….소설과 '천년학' 영화를 보고 나서 답사를 하며 인근에 있는 세트장을 방문하면 더 깊은 문학의 세계로 빠져든다.

선학동마을 주변에는 봄에는 유채를 심어 노란꽃들이 물결을 이루고, 가을에는 메밀을 심어 흰꽃이 마을을 덮는다. 인구 2만5천의 장흥도 소멸되어가는 지자체이다. 느긋하게 선학동 마을을 한바퀴 산책하고 이청준생가 진목 마을로 향했다. 소설 '퇴원'으로 등단한 이청준의 작품은 '선학동 나그네'와 '벌레 이야기'는 '천년학'과 '밀양'으로 영화화 되었다. 생가는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고향 마을에 복원해 놓았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이청준 소설문학 길도 조성되어 있었다. 바닷가 마을에 저녁 노을이 지는 것을 보며 귀로에 버스에 올랐다. 사는 게 여행이고, 여행이 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남진 전망대
선학동 마을 입구에서 이장으로 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선학동 마을
선학동 메밀밭
선학동 메밀밭
선학동 마을 답사
선학동 마을 메밀꽃과 바다 풍경
선학동 메밀밭
선학동 관음봉
선학동마을 메밀밭
선학동마을 전경
이청준 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