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21229 # 제337(1)전북부안: 사람과 자연과의 동화[능가산내소사]5(끝)

옛그늘 2023. 1. 1. 08:14
20221229 # 제337(1)전북부안: 사람과 자연과의 동화[능가산내소사]5(끝). 내소사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청을 하지 않은 수수한 대웅보전 꽃창살과 다포장식이다. 일주문 입구에 커다란 정자나무가 금(쌈)줄을 두르고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억겹의 세월을 말없이 기다리고 있는 진솔한 느티나무 한그루가 욕심과 탐욕으로 가득한 인간들 보다 더 반가웠다. 내소사는 능가산 관음봉 아래 곰소만의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며 자리하고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고 해질 무렵 어둠을 뚫고 산사종각에서 울려퍼지는 저녁 종소리를 만나면 진정한 답사가 된다. 내소사 전나무길은 여름 어느날 새벽이라도 좋았을 것이다.

흰눈이 가득내렸던 겨울이라도 운치가 있었을 것이다. 달콤했던 20대 첫사랑의 손을 잡고 처음 걸었어도 행복했을 것이며, 40대 늦은 오후 아내의 손을 잡고 걸어도 행복했을 것이다.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 삼나무길 위에 새벽의 빛이 내려앉아도 그만의 달콤함이 스며들었을 것이다. 한해의 마지막 달 눈밭의 삼나무길도 고즈넉하고 좋았을 것이다. 내소사는 변산반도의 남쪽, 세봉 아래에 자리한 사찰로 삼면이 산으로 포근하게 둘러싸인 곳에 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한 사찰로,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 앞까지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이 유명하다. 약 1km 에 못 미치는 길이지만 가늘고 곧게 뻗은 전나무들이 시원한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전나무 숲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천왕문까지의 짧은 길은 단풍나무와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일주문에서 천왕문에 이르는 길은 봄, 가을이면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경내로 들어서면 대웅보전이 단연 유명하다. 대웅보전 자체가 보물 제291호로 지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대웅보전의 꽃문살 역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대웅보전의 연꽃과 국화 문양의 꽃 창살 사방연속무늬는 내소사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우리나라 장식 문양 중 최고로 평가되는 꽃 창살은 고유의 나무빛깔과 나뭇결 위에 그대로 수놓아져 있어 절제의 미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한다.햇살이 좋은 날, 내소사를 돌아보고 전나무길을 걸어나오면 마음까지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사찰이다.

젊은 최용현 부안문화유산해설사는 전나무숲을 벗어나자 사적비앞에서 해설을 시작했다. 답사객들이 진지하게 해설을 들어 주는 풍경이 아름다웠다. 천왕문을 지나면 느티나무가 버티고 있는 넓은 광장이다. 정자나무가 절집까지 들어와 타줏대감을 하는 사연은 신화처럼 흐른다. 우리 고유의 민간문화가 불교와 융합 되어 있는 곳이다. 내소사 대웅보전에도 목수와 목침에 대한 전설이 있다고 최해설사가 이야기 했다. 서양의 신화를 우리나라애서는 미신이라고 폄하 했다. 최명희 장편소설 '혼불'에 조선시대 무녀들의 신분이 천민으로 그려졌다. 그래도 최엠마선생님께서 수완을 발휘하여 대웅전 보살에게서 팔뚝만한 양초를 1개 구해주었다. 오두막에 앉아 자신을 태워 어둠을 밝히는 촛불의 진리를 구하고 싶다.
내소사 일주문앞 느티나무
제337차 전북부안 내소사
내소사 전나무숲길
최용현 해설사
내소사경내 느티나무
내소사천왕문
내소사 강당
내소사 대웅보전
내소사 대웅보전 꽃창살
내소사 전나무 숲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