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21126#책속의한줄/고두현의시한편(307)[일찍 우는 닭 얻고 키우던 닭을 잡다 (得早鳴鷄烹家中舊鷄)]

옛그늘 2022. 11. 26. 06:22
20221126#책속의한줄/고두현의시한편(307)[일찍 우는 닭 얻고 키우던 닭을 잡다
(得早鳴鷄烹家中舊鷄)]
울지 못하는 놈 잡아먹고 잘 우는 놈 기르노니
울기만 잘해도 속이 뻥 뚫리도다.
밤하늘 은하수로는 새벽 알기 어렵고
바람결 종루로도 시각 다 알 수 없어라.
베갯머리 근심 걱정 자꾸만 기어들어
내 가슴 시름으로 편치 못하더니
이불 끼고 뒤척이며 잠들지 못할 적에
꼬끼오 첫닭 소리 듣기에도 반갑구나.

*<<성현(成俔·1439~1504) : 조선 초기 문신, 시인.>>

이 시를 쓴 성현은 조선 초기 문신입니다. 지금의 서울 중림동 약현성당 근처에 있는 약전마을에 살았지요. 그도 여느 집처럼 마당 한쪽에 닭을 키웠던 모양입니다.
- 남의 병아리 지극정성 키운 의계(義鷄)-
첫 구절의 ‘울지 못하는 놈 잡아먹고 잘 우는 놈 기르노니/ 울기만 잘해도 속이 뻥 뚫리도다’라는 표현부터 잔잔한 웃음을 짓게 하는군요. 닭이 일찍 울어야 제 역할을 하는데, 울지 못하니 그놈은 잡아먹고 잘 우는 놈을 키운다는 얘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