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21029#한절골오두막만행(707)[가을 속으로]

옛그늘 2022. 11. 2. 06:20
20221029#한절골오두막만행(707)[가을 속으로]오랫만에 한절골오두막 만행에 나섰다. 주말과 휴일에 다른 일을 하고나면 오두막 만행은 보름 만에 이루어진다. 올해는 김장배추를 텃밭에 심지 않아 분주 하지 않았다. 배추 심는 농부들의 수고로움을 알았으니 어려운 농촌에 보탬이 될까해서 구입해 먹기로 했다. 지난주말 전북순창 답사를 다녀오면서 들은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식생활이 서구화로 변하면서 장류의 소비가 급감 하고 있다고 했다. 간사한 인간의 입맛을 조선 토종으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을 터이다.

한절골 들판에는 어느새 추수가 끝나고 마늘이 파종 되어 싹이 올라왔다. 농부들은 겨울에 얼지 말라고 마늘 싹을 흙을 덮고 있었다. 소여물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짚단이 고인돌 처럴 널려 있었다. 늦가을 정취가 가득한 오두막에는 작은 마루에 따뜻한 햇볕이 내리고 있었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운 가지, 고추가 마지막 꽃을 피우며 순명을 기다리고 있다. 한절골 마을에도 오래된 스레이트를 걷어내는 작업이 거의 끝나고 있었다. 울창한 숲을 가리던 앞집 창고도 깔끔하게 단장 되었다.

가을 서정의 증표 감나무 낙엽을 쓸어 부엌에 넣고 군불을 땠다. 나하고 산행을 하면서 동거동락을 했던 30년 넘은 콜맨 휘발유 버너를 수리해서 불을 붙여 보니 자존심은 살아 있었다. 옛날에는 등산객이 별로 없고 산불도 나지 않아 산행길에서 취사가 가능했다. 지친몸을 쉬며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에서 돌판을 주워 버너에 얹고 삼겹살을 구웠던 추억이 새롭다. 삼겹살에는 소주나 막걸리 한잔이 최고 였다. 이제는 가을날의 먼 추억으로 아스라히 사라져가고 있다. 참 그리운 시절이다. 오두막에 짧은 겨울해가 지며 가을이 깊어진다.
한절골 들판
콜맨 버너 수리
핫립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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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과 스레이트 교체공사
가을의 서정
오두막 군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