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829#한절골오두막만행(652)[오두막 풍경]
비가 오려고 날씨가 후덥지근 하다. 어제 오두막 아궁이에 군불을 때서 까칠까칠 한 황토방에서 쉬고 있는데 인기척이 났다. 어제 오두막을 나오다 만난 마을의 가장 어른께서 오셨다. 근래 사람들의 숨길조차도 없는 오두막에 반가운 손님이다. 80대 중반을 넘어서는 마을의 촌장격 어른이다. 삼박자 봉지 커피한잔 대접하고 이런 저런 마을의 내력과 근황을들려 주었다.
오두막은 원래 문중의 재실과 마을회관이 있던 곳이라고 했다. 현재의 집은 6.25격전의 전쟁이 지나고 지었다고 했다. 마루에 앉아 텃밭을 보더니 설렁설렁 배추 심으면 되겠다 했다. 촌노의 눈으로 보면 두어평 되는 텃밭이 가소롭기도 하겠지만 말은 참 쉽다싶었다. 밭이 부족하면 지기 밭에도 심으라고 했다. 어제 보지 못했던 꽃을 만나고 퇴비 뿌리다 비오면 쉬고 밭을 골랐다. 이제 고랑을 타고 비닐을 덮어 배추를 심으면 된다. 산신령이 와서 좀 도와 주었으면 좋겠다. 여름은 가고 가을은 시나브르 오고 있다. 땀 좀 흘렸다. 값진 운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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