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210704#한절골오두막만행(639)[오두막 감자 수확]

옛그늘 2021. 7. 4. 11:28

20210704#한절골오두막만행(639)[오두막 감자 수확]

보름 만에 찾아간 주말 오두막은 마당과 텃밭이 풀밭이었다. 작은 마당에 돌판을 깔았는데 틈새를 뚫고 풀들이 맹렬하게 자라고 있었다. 함안군 여항산 자락 봉성저수지 끝자락에 약2천평의 땅에 전원주택을 짓고 정착한 친구가 있었다. 처음 이사 했을 때는 관리인이 잔디를 가꾸어 주었다. 관리인이 떠나고 잔디밭 감당이 안되어 결국 쪼개서 팔았다.

현충일에 따야 한다는 매실은 결국 모두 누렇게 익고 썩어 자연으로 보냈다. 4포기 심은 고추는 나혼자 먹고도 남을 만큼 달렸다. 2포기 싶은 가지는 자연의 순리에 따라 해거리를 하는지 꽃은 피었으나 열매는 열리지 않았다. 감자는 자주색과 보통 감자를 심었는데 줄기가 말라 수확 때가 지났다. 상추는 꽃대가 나와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흰 나비들이 날아와 군무를 추더니 이내 어디론가 가버렸다. 여름날의 만행이었다.

감자는 4고랑을 심었다. 농사고수가 2m고랑에 30cm씩 간격을 두고 심고 풀이 나는 것을 감당 하기 어려우니 비닐을 덮으라 했다. 초보가 고수의 말을 따랐다. 검은 비닐을 덮었더니 풀도 나지 않았고 감자의 성장속도도 빠랐다. 주말 제주부터 7월 장마가 온다는 예보에 서둘러 감자를 캤다. 제법 든실한 큰 감자와 작은 감자가 나와 수확이 괜찮았다. 유럽이나 남미대륙의 페루같은 안데스 산맥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주요식량 이지만 우리는 그저 주전부리 감이다. 지란지교를 꿈꾸는 사람들과 감자 삶아 막걸리 한잔 나누고 싶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