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531213#한절골오두막만행(600)[야간만행]
짧은 겨울해는 서산으로 지고 땅거미가 깔리는 주말 퇴근길 학교에서 10여분 걸리는 한절골 오두막으로 향했다. 어제 애써 불을 지핀 따뜻한 오두막의 군불 안부의 궁금했다. 도로에는 귀가하는 차량들이 길게 불빛을 비추며 이어지고 있었다. 찬바람이 차창으로 스며드는 길을 따라가서 어둠이 가득 내린 오두막에 불을 켜고 방에 들어서니 온기가 가득 내린다. 오두막에 들어설때 바람에 흔들리는 청아한 풍경소리라도 있었으면 조금은 위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19년 1월 포루두칼과 스페인 여행 때 바로셀로나 대성당 뒷골목 거리공연을 보고 연주음반을 10유로 주고 샀다. 오늘은 그 음반을 CD플레이어에 넣으니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 나왔다. 하루종일 커피를 마셔 고생한 내몸에게 오늘은 따뜻하고 편안한 녹차를 대접해야겠다. 오묘한 녹차의 향기나 맛과 다도는 없지만 하루의 작은 워안을 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방바닥에 앉으니 따뜻한 온기가 스스로 밀려온다. 한지로 벽을 발라 차갑지만 은은한 촉감이 주는 녹차 한잔과 연주 한곡이면 족하다 싶은 야간만행이다. 작은 방안을 채우던 음악도 끝나고 녹차도 바닥을 드러냈다. 12월의 두번째 휴일 홀로 만난 짧은 야간 만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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