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늘 광장

20180204#한절골오두막 만행(357)^오두막 동안거^

옛그늘 2018. 2. 5. 16:46

20180204#한절골오두막 만행(357)^오두막 동안거^
지난 주말 동파 침수로 되었던 오두막 물을 퍼내고 이틀 동안 장작으로 아낌없이 군불을 땠다. 방안에 온기가 퍼지더니 이내 방바닥이 따끈따끈 하다. 작크를 열지 않아 덜 마른 겨울 침낭을 빨래줄에 말리며 작은 여유를 누렸다. 지난 가을 준비한 나무를 잘라 아궁이에 넣고 불이 타는 모습을 보니 참 불이란 것이 따뜻함이 있는가 화며 화마로 변해 재난이 되는 양면성 있다. 마당에 서니 차가운 겨울바람이 감나무를 흔들고 지나간다. 나무를 흔드는 바람에게 봄소식을 물었다. 몸을 낮추고 땅을 보라하여 쪼그리고 않아 자세히 보았다. 좁쌀만한 봄까치꽃이 봄이왔다며 자주색 미소로 웃고 있었다. 찬란한 봄은 마음에도 오고 작은 봄까치꽃에서 오고 있었다.

작은 횡토방에서 지난 여름과 가을에 만들어 놓은 비단풀과 노란 소국을 섞어 따뜻한 차를 내렸다. 구수한 맛과 향기가 가득했다. 더 안온함을 위해 오두막 창문을 창호지로 발랐다. 수도원 같은 세상과의 짧은 단절의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 겨울을 보내면 동안거가 아닌가 싶다. 식은 찻잔에 따뜻한 물을 부어 차를 내리고 책을 펴니 동안거가 이런가 싶었다. 오늘도 하루 해가 속절없이 지고있다. 한절골 오두막의 짧은 동안거를 해제 해야 할 시간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삶에 절대적인 가치가 존재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한절골 오두막 봄까치꽃

오두막 군불

차한잔의 여유

오두막 담장

차한잔의 여유

한지 바름의 포근함

한지의 포근함

절구통의 겨울

오두막 천장

한절골 오두막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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